나눔의 빛으로 세상을 밝히다(김영자 승산나눔재단 이사장 영문 61졸)
지난 10월 18일, 대한적십자사 창립 119주년 기념식에서 김영자 재단법인 승산나눔재단 이사장(영문 61졸)이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훈했다. 37년간 43억 원 이상을 기부하며 취약 계층 지원과 인재 육성에 힘써 온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. 김영자 이사장은 본교에도 최근 영어영문학부 100주년 발전기금 5천만 원을 후원하며, 현재까지 약 4억 원의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.
김영자 이사장의 나눔 정신은 가족의 전통에서 비롯되어 3대에 걸쳐 지속되고 있어 더욱 특별하다. 김 이사장의 시아버지인 허만정 선생은 독립운동가이자 GS그룹 창업주로, 경남 진주여자고등학교(당시 일신여자고등보통학교)의 설립을 주도하며 지역 발전과 인재 양성을 위해 힘썼다. 허만정 선생의 아들이자 김 이사장의 부군인 허완구 ㈜승산 회장 역시 생전 약 120억 원을 기부해 진주여고의 낙후된 시설을 재건축했으며, 그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하기도 했다. 이외에도 국립현대미술관, 국립중앙박물관, 서울대병원 등 도움이 필요한 많은 곳에 기부활동을 이어 사회에 모범을 보였다.
이러한 전통을 이어받아 김 이사장은 2013년, 부군 허완구 회장의 유지를 기리며 그의 호 ‘승산’을 딴 ‘승산나눔재단’을 출범했다. 승산나눔재단은 진주여고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및 발전기금으로 연간 4,500만 원을 꾸준히 후원하고 있다.
김 이사장은 “나눔은 자신이 처한 여건 하에 남을 돕는 정성” 이라는 신념을 밝히며, “돈이 있어야 기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, 사실 중요한 것은 마음”이라고 전했다. 대한적십자사 부총재, 이화여고 장학재단 이사장, 한국여자테니스연맹 회장 등 다양한 직책을 통해 약 50년간 사회공헌 활동에 힘썼다.
“김활란, 김옥길 두 총장님의 지도 아래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며 두 분께 많은 가르침을 받았습니다. 특별히, 한국여학사협회 회장으로도 활동하셨던 김옥길 총장님을 가까이에서 모실 수 있었는데, 늘 ‘조국이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한다’고 알려주셨습니다. 저 역시,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우리나라가 한 단계씩 발전해 나가는 과정을 몸소 지켜보며 사회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기에 ‘환원’으로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.” 김 이사장 역시 여성의 적극적인 사회참여와 교육 확대를 위한 한국여학사협회의 재정위원장, 회장, 고문 등 주요 임원으로 오랜 기간 활동하며 교육과 사회 진출에 소외된 여학생들에 대한 관심을 이었다.
김 이사장은 영어영문학부의 100주년을 축하하며, 후배들에게 “많은 배움을 누리며, 사회에 나아가 받은 감사함을 나눔으로 되돌려주는 이화인이 되길 바란다”고 당부했다. 또, 오랜 기간 나눔을 통해 세상을 따뜻하게 비추어 온 선배의 모습으로 이화의 나눔 문화가 다시 한 번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.